Written by 11:28 오후 123호(2021.01)

나 이렇게 산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서둔 야학 이야기를 하다

“나를 낳아주신 분은 부모님이지만 나를 키워준 것은 책과 서둔 야학 은사님들이다!”

“내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사람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 주신 분들은 서둔 야학 선생님들이다!”

14세인 1964년부터 맺게 된 인연인 ‘서둔 야학’에 평생을 천착하고 있다.

이것은 운명일까?

운명은 주어지는 걸까? 아니면 자신이 만들어 가는 걸까?

성격에 집요한 면이 있는 나는 한번 은혜를 입으면 그 ‘은혜를 바위에 새겨놓고’ 두고두고 되새김질하곤 한다. 초등학교 때였다. 어느 책에선가 이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예수님이 10명의 문둥병 환자의 병을 고쳐줬는데 그중에 감사한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그것을 알고 난 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문둥병에 걸리면 신경이 없어져서 발가락이나 손가락이 잘려 나가도 통증을 못 느끼는, 인간의 병 중 제일 무서운 병이 문둥병이었다. 그러기에 문둥병은 천형이라고 한다. 가벼운 병도 아니고 그 무서운 문둥병을 고쳐줬는데 고마워할 줄 모르는 9명의 사람에게 깨달은 바가 너무 컸던 나는 그때 결심하고 또 결심했다.

“나는 은혜를 입으면 절대로 그 은혜를 잊지 않고 반드시 그 은혜를 갚는 사람이 되자!”라고.

내가 서둔 야학에 평생 천착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1967년에 서둔 야학을 졸업한 후 1968년 5월이었다. 이 세상에서 더는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나는 나 스스로 이 세상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그런 다음 몇 개월간 오직 생각한 분들이 서둔 야학 선생님들이었다. 1968년 5월 15일 서둔 야학 선생님들 가슴에 내 손으로 만든 꽃을 달아드린 후 약을 먹었다.

그 꽃은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해요! 선생님들의 그 깊은 사랑을 마음에 간직하고 떠나겠어요!’라는 의미의 ‘한 송이 보은의 꽃’이었다.

이틀 만에 깨어난 내게 다시 눈물겹도록 ‘삶의 의지’를 심어주신 분들 또한 서둔 야학 선생님들이었다.

이후 내 삶에 매몰돼 정신없이 살았어도 서둔 야학을 잊지 않았다. 1985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이유는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서둔 야학 이야기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였다. 서둔 야학 3학년 때인 1967년에 결심하고 또 결심한 바가 있었다. “언젠가는 서둔 야학 이야기를 글로 써서 세상에 널리 알릴 거야! 반드시!”라고. 그 결심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그 시절 몇 분의 서둔 야학 은사님을 댁으로 찾아뵙고 큰절을 드렸다. “선생님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그 은혜 평생 가슴에 담은 채 살고 있어요.”

1992년 9월에 서둔 야학 우명옥 선생님과 22년 만에 전화 통화를 한 후였다. 밤 12시에 잠이 들었다가 2시에 잠이 깼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글만 쓰고 싶은 병’에 걸린 것은. 다른 것은 고사하고 인간의 원초적 욕구인 밥 먹는 것과 잠자는 것도 하기 싫고 오로지 글만 쓰고 싶었다. 그로부터 27년 후인 2019년 1월 드디어 서둔 야학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이라는 제목으로 행복출판사를 통해서 나왔다.

2020년 1월 19일 서둔 야학 은사님들을 모셔놓고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의 북 콘서트를 열었다.

평택대학교에서 컴퓨터학을 공부한 나는 2018년 3월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사회과학계열 미디어영상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서둔 야학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산업은 선지불 후서비스로 이뤄지는 산업이다. 무수한 제작비와 시간이 필요하기에 영화 한 편 만들어지기 까지에는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 서둔 야학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지 못하고 2020년 2월 19일에 졸업해서 ‘언론학사’가 됐다.

2020년 10월 15일 오후 1시에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 공연 무대에서 ‘서둔 야학 이야기’를 시작했다. 앞으로 이변이 없는 한 매주 수요일 1시쯤에 서둔 야학 이야기를 시리즈로 엮어낼 예정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16 - 3.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80pixel, 세로 720pixel

10월 15일 스토리텔링의 제목은 ‘배움의 의미를 생각하다’였다. 서둔 야학 이야기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를 이야기했는데 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인 ‘서둔 야학 이야기’가 더 가치 있다고들 하셨다. ‘길거리 강연’ 운영진들이. 내 이야기는 곽 감독님의 수고로 유튜브로도 제작될 계획이다. 서둔 야학 이야기는 한명구 감독에 의해 일반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서둔 야학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1992년으로부터 27년이 걸려서 서둔 야학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내 후반생 꿈인 서둔 야학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라는 말이 있다. 그들은 비가 올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 저를 만나고 싶으신 분이나 서둔 야학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매주 수요일에 4호선 전철 혜화역 2번 출구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에 오시면 됩니다. 박애란 : 010-9083-4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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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수정

박애란 선생은 서둔 야학 시절 야학생과 교사로서 맺은 인연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며 본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평택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2019년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엮은 책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을 출간하였고 유튜브 ‘사랑 하나 박애란 TV’ 채널에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연속 제작해서 올릴 예정이다.

Last modified: 2021-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