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10:52 오전 138호(2024.10)

[나 이렇게 산다]
세 가지 소원을 이루다

박애란 평택여고 교사, 후원회원

내가 좋아하는 나 시인의 모습

나태주 시인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었다.

“시인이 되는 것”

“예쁜 여자와 결혼하는 것”

“공주에 사는 것”

결과는 어땠을까?

그의 소원 세 가지가 다 이뤄졌다.

서울의 번화가 광화문 거리에 있는 교보문고 광화문 글판에는 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시가 씌어있다. 현존하는 시인들의 대표시다. 그중 맨 처음에 씌어있는 것이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다.

나 시인 시의 특징은 쉽지만, 감동이 깊다는 것이다.

‘풀꽃’은 죽음이 왔다 갔다 하는 지독한 병마와 싸워 이긴 후 탄생한 시다.

나 시인의 부인인 사모님은 예쁘시다.

소소한 그의 일상을 다룬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정답게 손을 잡고 걷는 나 시인 부부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나 시인의 모습은 여러 번 뵈었으니, 나의 관심사는 사모님이었다. 사모님은 충분히 예뻤다. 팔십이 다 되신 나 시인보다 몇 살이 어리다고 해도 사모님 나이도 이제는 칠십 세를 훌쩍 넘겼을 텐데도 고운 모습이었다.

얼굴이 그렇게 고우신 분이 마음은 더 고왔다.

그녀는 죽음의 신이 왔다 갔다 하는 병원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한다.

“절대로 혼자서 병원을 나가지는 않을 거예요.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병원을 나가겠어요.”라는 기도였다.

몇 개월을 지독한 병마와 힘들게 싸우는 나 시인 옆 보호자용 간이침대에서 지내며, 함께 병마와 싸운 지고지순한 아내였다.

나 시인의 건강 회복은 하나님과 사모님의 공동작업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공주의 ‘풀꽃문학관’에서 나태주 시인과의 함께하다

나 시인의 세 번째 소원은 공주에서 사는 것이었다.

공주에는 단순히 사는 것을 넘어 무려 그의 ‘풀꽃 문학관’이 있다.

지역의 작은 시(市) 중 하나인 공주를 뛰어넘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되셨다.

박애란 작가의 세 가지 소원도 이뤄졌다.

어렸을 때의 간절한 소원인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꿈이 이뤄졌다. 꽃보다 더 예쁜 18세 소녀들과 함께하는 생활은 하루하루가 행복한 소풍 길이었다.

1967년 서둔 야학생들을 지독히 사랑해서 헌신적인 교육을 해주신 서둔 야학 선생님들의 ‘사랑의 교육’을 반드시 글로 써서 세상에 널리 알리겠다는 사명감에 불탔다.

그 소망을 결심한 지 52년 만인 2019년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1970년 남들보다 3년 늦은 20세에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면서 결심한 것이 60세가 되든 70세가 되든 반드시 4년제 대학을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결심을 한지 꼭 50년 만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를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2020년 2월 70세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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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란_ 선생은 서둔 야학 시절 야학생과 교사로서 맺은 인연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며 본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평택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2019년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엮은 책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을 출간하였고 유튜브 ‘사랑 하나 박애란 TV’ 채널에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연속 제작해서 올릴 예정이다. (aeraniris@naver.com)

Last modified: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