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아 (퍼실리테이터 클럽 대표, 농경제 08)
어느새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제가 퍼실리테이터 클럽이라는 단체를 하다 보니 토론과 퍼실리테이션에 대한 글을 자주 쓰게 됩니다. 지역과 청년현장과 대학원에서 숙의민주주의와 토론을 고민하다보니 아무래도 그것을 벗어나는 글을 쓰기가 쉽지 않네요. 오늘은 지역 청년 커뮤니티에서 했던 강연과 토론회 이야기, 그리고 지역 청년정치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청년이 화두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스펙을 가졌지만 이전 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라고들 합니다. ‘헬조선’의 ‘N포세대’라는 자조, 이것은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지속가능성도 없다는 비상 신호입니다. 청년이 꿈을 꿀 수 없는 사회는 미래가 없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과 실천의 결과로 청년조례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자체 차원의 조례들이 생겨나고 있고, 최근 군단위에서는 최초로 옥천군에도 청년조례가 생겼습니다.
청년정책이라고 하면 취업이나 창업지원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청년정책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직업을 구하는 ‘과도기’에 놓인 청년 말고도, 청년들이 문화를 향유하고 안정적인 주거를 누리고 다양한 모색을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중에는 지역에 기반한 정책들이 많습니다.
예컨대 농촌 청년들의 삶은 어떨까요? 청년 농부들의 삶도 승계농이냐 창업이냐에 따라 다르고, 귀농을 준비하는 청년, 농부는 아니지만 농촌에 거주하는 청년 등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보수적인 농촌사회에서 ‘나이차별’을 당하고, 또래 청년들을 만나기 어려워 외로워합니다.
도시 청년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듯, 농촌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청년정책은 대부분 도시에 사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농촌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기 위해 한국농정신문과 함께 12월에 농촌청년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시마다도 특색이 다릅니다. 9월 말까지는 의왕청년토론회 컨설팅과 교육 및 진행을 하였습니다. ‘자연’과 ‘철도’를 상징으로 하는 의왕은 청년들에게 ‘잠 자기 좋은’ 도시입니다. 청소년에 대한 지원은 정말 많지만 20세만 넘어가면 청년들이 맘 편히 만날 공간도, 종합적인 지원도 사라집니다. 의왕청년토론회가 성황리에 끝나고 11월 말에는 군포청년토론회에 갑니다. 의왕과 군포는 그 지역성이 비슷하다보니 내용의 틀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월부터는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하였습니다. 지역에서 청년커뮤니티를 형성하기는 비교적 쉽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고 힘을 가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년들이 필요한 자리에 그저 동원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청년의 목소리가 하나의 정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연구모임을 만들었습니다.
해외의 로컬파티(Local Party)들도 공부하고, 한국 사회에서 상향식 원리를 도입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등을 고민해보려 합니다. 일부 정당들이 ‘상향식’ 원리를 입으로만 강조하고 있는데, 입이 아닌 실천으로 이루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지, 유의미한 연구가 될 것 같습니다.
.
박선아 _ 농생대 농경제사회학부 08학번.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 퍼실리테이터 클럽 대표를 하면서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늘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468nice@gmail.com)
Last modified: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