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5:04 오후 111호(2018.01)

[나 이렇게 산다]
SBS <오늘의 별*그대>의 주인공이 되다

박애란 (전 평택여고 교사, 후원회원)

1월 3일 SBS 모닝와이드 3부 <오늘의 별*그대>에 출연했다. 전날 아침 10시부터 밤 9시 반까지 하루 종일 촬영을 했다. 아침에 마테차와 디톡스 주스 한 잔만 마시고 거의 하루 종일 쫄쫄 굶고 촬영을 해야만 했다. 피디님이 코트를 입으면 내 패션이 잘 드러나지 않으니 코트를 벗어야만 한단다. 겨울 날씨에 코트를 벗고 홑겹의 드레스 차림으로 찍어야 했다.

“얼어 죽는 데 지장 없지!”

“감기 걸리는 데 지장 없지!”

혼잣말로 너스레를 떨며 촬영을 했다. 그런데도 촬영하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배도 고프지 않고 추위도 견딜 만했다. 나는 아무래도 방송 체질인 것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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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뉴스’에서 시인과 기자로 활동하는 친구와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평택여고 제자가 우리집에 와서 촬영을 도와주었다. 두 사람이 내 패션에 대해 각기 한마디씩 했는데 아주 자연스럽고 화면도 예쁘게 나와서 흡족했다. 바쁜 일정 중에도 내가 부르니 달려와 준 친구와 제자가 많이 고마웠다.

아침에 촬영팀이 우리집으로 왔다. 잠시 후 친구와 제자가 우리집을 방문하여 내 옷을 입고 액세서리를 착용한 후 셋이서 패션쇼 포즈를 취했다. 다음에는 인근에 있는 삼성동 시장에 가서 한참을 왔다 갔다 쇼핑을 하며 시장 상인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찍었다. 그 다음엔 동대문 시장으로 갔다. 내가 좋아하는 샤방샤방한 스타일의 라일락 색깔 스커트를 구입하는 과정을 촬영했다. 옷집 사장님이 내 옷차림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 다시 우리집으로 와서 이번에는 나 혼자서 패션쇼를 했다. 여러 종류의 드레스를 짧은 시간에 갈아입어야 했다.

아들 같은 젊은 피디님이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모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촬영은 촬영대로 하고 운전까지 했다. 우리집에 왔다가 삼성시장으로, 다음에는 동대문 시장까지 갔다가 다시 우리집으로. 잠시도 쉴 틈 없이 촬영하고 운전하는 그가 너무 걱정이 됐다. 아무리 젊어도 그렇지 이 살인적인 스케줄을 어떻게 소화하나! 몸이 버텨낼 수 있는 건지. 그의 건강이 심히 걱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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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1월 3일 아침 8시 15분, 모닝와이드 3부에 어제 촬영한 것이 나왔다. 완전히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식이다. 피디는 어제 하루 종일 시달리고 밤새 잠 한 숨 못자고 편집하여 바로 다음날 아침에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피디도 멀리서 보면 부러움의 대상이나, 가까이서 지켜보니 너무 힘든 직업이었다. 나는 하루로 끝났지만 이게 일상이라면 정말 못 견딜 일이다.

“피디도 3D 업종이네요!”

그가 안쓰러워서 내가 한마디 하자, 그는 내 말을 바로 정정했다.

“4D 업종이에요.”

이로써 지상파 세 개의 방송국 MBC, KBS, SBS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해봤고 MBN과 EBS, 그리고 국회방송까지 출연하였다. 내게 있어 방송 출연은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다. 서둔야학 선생님들 얘기가 나갔으면 하는데 번번이 편집되었다. 방송은 내 입맛대로가 아니라 피디님의 각본대로 움직인다는 점이 아쉽고 또 아쉬웠다.

“교육은 마음밭을 가꿔주는 것이다.”

나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을 끄집어내어 황폐해진 사회에 커다란 울림을 주고 싶은 내 소망은 언제나 이루어지려나?

‘천둥이 자주 치면 비는 내리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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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란_ 선생은 서둔야학 시절 야학생과 교사로서 맺은 인연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며 본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평택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Last modified: 202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