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5:00 오후 111호(2018.01)

[청년, 미래를 꿈꾸다]
농업, 지역, 청년을 살리기 위한 농촌청년정책

박선아 (퍼실리테이터 클럽 대표, 농경제 08)

농촌 고령화, 농업의 위기, 지방 소멸……. 한 국가로서 지속가능하기 위한 기반이 침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다보니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드는 이슈들입니다. 이러한 시각에 자극을 주고 새로운 시작을 여는 토론회가 12월 10일 개최되었습니다. 청년들이 모여 농업과 농촌의 미래, 귀농의 미래,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농촌을 논의한 <청년, 농톡하다!>라는 원탁회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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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탁회의는 한국농정신문과 청년농업인연합회가 공동주최했습니다. 저도 토론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농촌에 살고 있거나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들이 처한 상황은 정말로 다양했습니다. 부모님이 닦아놓은 기반을 업고 농업을 시작한 농업 CEO, 불확실한 소득 때문에 어렵게 살고 있는 청년 농부, 귀농을 준비하고 있지만 망설이는 청년, 귀촌은 하지만 농사를 짓지 않겠다는 청년, 도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농부 청년, 도시에 살지만 농업농촌에 관심 있는 청년 등. 이들이 과연 공통 관심사를 찾을 수 있을지 많이 우려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농촌과 농업에 대한 애정을 가진 청년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농산물 보조금이나 기본소득 등 나의 생활을 안정화할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하면 청년농민들의 정체성, 이미지, 비전, 그리고 10년 20년 뒤 농업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차츰 옮겨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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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는 고등학생부터 45세까지 약 80여명이었습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 강원도, 그리고 제주까지 전국에서 모였습니다. 첫 번째 주제인 ‘청년들의 농촌 유입방안’에서는 소득 및 경제적 문제 해결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나왔습니다. 교육과 홍보를 통한 인식변화 유도, 자본 및 정착비용 지원, 체험프로그램 제공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두 번째 주제인 ‘청년들이 농촌에 오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서는 ‘의지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농촌에 청년들이 적다 보니, 또래를 만날 수 있는 것 자체가 농촌에서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은 참 가슴 아프면서도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이어서 청년과 농민의 가치를 인정하는 기본소득, 농업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보장, 지역사회와의 융화 등이 우선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청년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지자체의 정책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토론회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귀농 청년에 월 100만원씩 정착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실시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 정책에서 배제되는 청년이 많고, 정책을 악용하려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일시적으로는 경제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부분까지 반영된 정책이 더욱 많아져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농업과 청년, 지역을 함께 살릴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을 고민해주시고, 이들이 조만간 농업의 새로운 세대로 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관심을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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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아 _ 농생대 농경제사회학부 08학번.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 퍼실리테이터 클럽 대표를 하면서 사람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늘 새로운 시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468nice@gmail.com)

Last modified: 202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