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2:55 오후 112호(2018.04)

[보좌관의 하루]
좌충우돌 여의도 생존기, 혹은 극한 직업(?)

김형근 (국회의원 보좌관, 동물생명공학 05)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선구자를 통해 인사드립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작년 8월부터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국회의원실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 얼마 안 되는 짧은 경험을 간단히 적어보려 합니다.

제 생활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매우 바쁘다는 것입니다. 보좌진은 말 그대로 의원을 보좌합니다. 의원의 하루 일정을 수행하고 의원이 하고자 하는 정책과제를 추진합니다. 의원의 활동을 다양한 경로로 알리기 위한 홍보작업을 하고 지역구의 민원을 처리합니다. 지역구 의원일수록, 의원이 의정활동에 열정이 넘칠수록 일은 무한정 늘어납니다. 인턴을 포함해 9명의 보좌진이 함께 일을 하지만 매일매일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저희 의원실은 환경노동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입니다. 올해 초 겨우 국회를 통과한 근로시간 단축 문제, 근래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재활용 쓰레기 문제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엔 삼성에서 나온 노조파괴 문건의 진실을 쫓아가고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복잡하고 무게가 큰 사안입니다. 또 청년일자리를 위한 추경 편성을 위한 예결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동안은 더 바쁘게 지낼 것 같습니다.

바쁜 것 외에 또 하나 느끼는 것은 팀을 이뤄 시스템 속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스타트업 시민단체에서 일할 때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었고, 함께 일하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많은 한계를 느꼈습니다. 지금은 의원까지 10명이 팀을 이뤄 일하는 곳에서, 정해진 일정을 따라 법안 심사와 예결산 처리를 하며 행정부를 견제하기도 하고 지원하기도 하는 입법부 시스템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시민을 위한 정책에 힘을 실어줍니다. 시민을 위한 공적인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을 경험하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시스템은 쉽게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매일같이 느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의 타협이란 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느낍니다. 선거를 통해 시민의 선택을 받은 정당들이 의회를 구성하고 있고, 이들이 합의를 해야 법안이 통과됩니다. 촛불혁명을 거치며 보수정치세력이 시민들로부터 외면받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은 입법부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정해야 입법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민주주의 정치에서 실력이 중요합니다. 주장만으로는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타협을 이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야의 입장 차이가 확실한 환경노동위원회에 있다 보니 이런 것들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아직 경험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여전히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 정치 공간에 있는 동안은 계속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 바쁘게 지내면서도 민주정치의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고민들을 이곳에 계속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김형근

김형근_ 문예패 들풀 패장, 08년 농대 부회장을 했다. 졸업 후 청년들의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다 군대를 다녀온 후 정치발전소에서 사무국장을 지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다. (klj1412@gmail.com)

Last modified: 202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