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6:26 오후 136호(2024.04)

[살아가는 이야기]
저는 이런 일이 즐겁습니다

이정양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 농학 80

동학 장흥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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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보람 있는 일 중에는 월파기념사업회 활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 활동 중에 많은 훌륭한 분들과 만난 것도 좋았지만 김명재 동학영호도회소 사무국장님을 만난 것도 소중한 인연이었습니다. 그분 덕분에 남도 지역의 동학활동이 많았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1월 초에 ‘월파기념사업회’ 단톡방에서 “장흥취회”라는 글을 보고 호기심에 아내와 상의하여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단순한 전남 지역의 행사인 줄 알았는데,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모이셔서 많이 놀랐습니다. 그날은 자세하게 많은 것을 정리하지 못하였지만 앞으로 많은 공부를 하면서 많이 챙겨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석대들전투, 장태장군 이방언, 여장군 이소사, 소년뱃사공 윤성도 등 처음 듣는 말들에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겠습니다.

김의성 배우 고흥 여행안내

지난 2024년 1월 18일(목)에 고흥군 문화도시센터의 권지애 팀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김의성 배우와 최갑수 여행작가의 고흥 방문 유튜브 촬영을 안내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서울 쪽에서 몇 가지 약속이 있었습니다. 농불회 선배님들과 스크린골프장에서 오랜만에 운동을 하기로 하였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진행하는 “2024 농업전망”에 사전 참여 신청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진다는 일기예보에 서울로 올라가는 것을 주저하면서 결정을 다음날인 1월 19일에 하려는 중이었습니다.

권지애 팀장에게도 결정을 다음날 하기로 하고 하루 동안 고민을 하다가 김의성 배우를 안내하는 쪽으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날씨 탓이 아니라 작년에 참여한 “노마드 고흥” 덕이었습니다. 매우 재미있게, 아주 유익하게 많은 곳을 좋은 분들과 함께 고흥의 비경을 구경하고 돌아다닌 덕입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 미칠 지경이던 차에 주어진 기회였습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23일 11시에 순천역으로 가서 김의성 배우, 최덕수 작가, 김성택 PD 세분을 모시고 녹동항 <진미횟집>으로 달려가서 장어탕을 먹기로 하였는데, 예정에 없던 감성돔회까지 해치웠습니다. <나로커피>에서 커피를 한잔하시고, 프라자호텔에서 짐을 풀고 조금 쉬시게 하였습니다. 사육하듯이 다시 일행을 모시고 16km쯤 떨어져 고흥읍에 있는 <도라지식당>으로 모셨습니다. 2002년 고흥에 내려와서 단골로 다니던 선술집인데, 최근에는 조금 뜸하였으나 아주머니께서 알아보시고 반가워 하셨습니다. 초딩 입맛으로 식당에서 소세지부침이나 좋아하던 촬영감독도 이 식당의 황가오리회에 정신이 나갔습니다. 저는 술을 함께 하지 못하였지만 모두들 대만족 하시게 하고 다시 숙소로 모셔다 드리고 첫날을 마감하였습니다.

다음날 24일에는 녹동 수산물센터에서 경매하는 것을 보고 아침으로 <뚝배기식당>에서 해장국에 해장을 한잔씩 하셨습니다. 배가 꺼지지 않은 채로 고흥읍에 있는 생선구이로 소문난 <소문낙식당>에서 점심을 하였습니다. 급기야 김의성 배우와 최갑수 작가께서 약간 짜증을 내셨습니다. 너무 맛있는데 다 먹지 못해서 짜증이 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쉴 틈을 주지 않고 <분청문화박물관>으로 모셔서 머리에 양식을 공급하였습니다. 분청자기의 투박함에 매료되어 도자기를 구입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오늘 저녁은 한잔해야지”하며 저녁에는 굴구이전문식당 <우주민속주점>에서 식사와 술을 함께 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굴의 껍질 크기와 알맹이 크기가 같은,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소주를 하고 지인의 차를 수소문하여 녹동의 숙소로 모셔다 드리고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25일은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쑥섬이라는 곳에 가서 편안한 트래킹을 하고 섬 안에 있는 카페에서 간단한 점심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편안히 있다가 <서울식당>이라는 ‘참치’ 아닌 ‘삼치’ 전문식당에서 고흥군문화도시센터 직원분들과 마지막 회식을 하였습니다. 아쉬움이 묻어 나오는 분위기에 제가 긴급 제안을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겸 점심으로 매생이칼국수를 드시게 하고 순천에서 열차를 태워드리겠다고요. 약간 주저하였으나 그리 결정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행을 모시고 거금도를 한 바퀴 돌고 <월포가든>에서 매생이 칼국수를 드시게 하였더니, 환상의 드라이브에 환상의 칼국수를 드셨다며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거금도휴게소 맞은편에서 매생이호떡으로 매조지를 하고 순천역에 모셔다 드렸답니다.

고흥관광가이드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우리 회원님들도 언제든 제게 연락하고 오시면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김밥집 배달 알바

작년에 고흥군교육발전기금으로 200만 원을 기부하고 나니, 자꾸 욕심이 생깁니다. 올해도 그만큼은 하고 싶다는 생각에 무엇이든 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지인께서 김밥집을 오픈하셨습니다. 그분께서 오토바이를 구입하여 배달을 직접 하면서 요리를 하기가 너무 힘들다기에 제가 시간이 나는 대로 배달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1건에 3천 원을 받으면서 어느 날은 12건도 하였지만 어느 날은 달랑 2건을 한 적도 있습니다. 배달건수가 적을 때에는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제가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김의성 배우 안내 등 여러 가지 일이 겹치면서 자주 도와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김밥집 주인께서 배달을 배달업체에 맡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짧은 배달알바가 중단되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배달알바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다른 알바도 항상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2월 말에는 이틀반 동안 유자밭에 풀이 나지 않도록 부직포를 씌우는 알바를 하여서 25만원을 받아 아내에게 5만 원을 주고 나머지는 기부금 통장에 저금을 하였습니다.

오토바이 좋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입찰 관련 프리젠테이션

2월 16일에 입찰 공고가 떠서 부랴부랴 등록하고 투찰 해서 29일에 나주에서 정성평가 발표를 했습니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에 결과가 나와서 계약을 하고 현재 사업을 잘 진행 중입니다. 87학번 국승용박사의 도움으로 202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계약직으로 일을 하게 되었고, 다음 해 6월 1일에 창립총회를 하여 사단법인농업조사전문가협회를 만들어서 그해 가을부터는 업무협약으로 작년까지 2년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사업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공모사업으로 바뀌었고, 입찰에는 아무런 경험이 없었지만 그래도 선정이 되었습니다. 업력이 일천하여 가격점수에서는 많이 졌지만, 기술평가에서 많은 점수를 얻어서 선정이 되었습니다. 그게 어디 저의 능력이겠습니까? 국승용박사 등 많은 분들께서 도와주셔서 가능했을 겁니다. 앞으로는 다른 사업도 진행해 볼 계획인데,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르겠죠?

우주항공해설사

입찰과 계약이 마무리된 후에 전국 최초로 고흥군에서 우주항공해설사 양성교육이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있었습니다. 여덟 번의 강의 중에서 2번 이상 결석하면 탈락이라는 협박 속에서 다행히 별일이 없어서 저와 아내를 포함하여 총 15명이 고흥군우주항공해설사가 되었습니다.

배운 지식은 일천하기 그지없겠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우주항공수도 고흥을 널리 알리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고흥 파이팅, 우주항공 파이팅! 입니다요.

고흥우주천문과학관 실습
수료식 기념 촬영

동학농민혁명영호도회소 고흥답사

이런 인연, 저런 인연으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흥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나 반가운 분들과 새로 만나 반가운 분들과 고흥의 동학 유적지를 함께 돌아보았습니다.

고흥의 관문 동강역사박물관에 모이니, 총인원이 8명이라서 스타리아 한 대로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동학농민군훈련소가 있었다는 곳, 이충무공 좌수영의 5관5포 중 하나였던 발포진, 덕촌마을 밀양박씨효열비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녹동 “아미가”에서 대구찜과 대구탕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훈련대장 정창도기념비를 살펴보고, 고흥만 벚꽃길을 드라이브로 즐기고, 고흥읍 옥하공원 등을 둘러보았습니다. 차차 고흥의 동학 관련 유적지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흥 막배미동학농민훈련서 터 위의 봉림저수지

문경 청량사 방문, 후배 만남, 아내의 친구 만남

3월 29일에 문경에서 이종기, 김형표, 안효진선배님과 저, 아내, 큰아들, 작은아들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오미나라의 ‘문경바람’을 마셨습니다. 다음날에는 문경시 점촌읍에 있는 <청량사>라는 절의 극락전 공사의 안전한 완공을 기원하는 법회에 참석하였습니다.

4월 1일에 고흥동학유적 답사를 마치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한 후에 4월 4일에는 경기도 고양으로 가서 89학번 후배인 김강욱 농협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사장을 방문하여 푸짐한 저녁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킨텍스에서 행사가 있어서 방을 구하지 못하고 인연 따라 흘러 흘러 김포시 양촌읍에서 자고 5일 아침에 일어나 사전투표를 하고 점심에는 또 89학번 후배인 허용준 농협양곡관리부장을 만나 점심을 먹고, 경기도 광주로 85학번 선배님을 뵈러 가려다가 갑자기 문경에 있는 아들들을 보러 갔습니다. 가은송어양식장에서 송어회로 아들들과 회포를 풀고 오미나라 사택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수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다음날 토요일에 원래 목적이었던 수원에서 아내는 모임에 참석하고 저는 찜질방에서 여독을 풀었습니다. 아내는 수원 삼성전자에서 만난 친구 10여 명과 매년 봄·가을에 두 번씩 모임을 한답니다. 한 달에 1만 원씩의 회비를 모아 식사 한 끼 하는 모임입니다. 올해도 수원에서 모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구미와 태안에서 한 번씩 모인 것을 제외하고는 수원에서 모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모임에서 아내가 강력하게 주장하여 다음 모임은 고흥에서 하게 되었답니다. 10월에 2박 3일 일정으로 고흥에서 만난다고 하니 제가 가이드를 해야 할 듯합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저는 이런 일이 즐겁습니다.

아내와 친구들

김상진 열사 추모제 참석

매번 추모제 직전이나 직후에 도착하여 정신없이 식을 마치면 또 정신없이 도시락만 먹고, 함께 끝내지 못하고, 먼저 고흥으로 출발하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아주 여유 있게 일정을 잡았습니다. 토요일에 수원에서 아내는 친구들과 모임을 하고, 양지면에서 모텔을 정하였습니다. 여유 있게 삼겹살에 소주를 한잔하고 개운하게 자고 다음날에는 아주 멋진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일요일에도 밝게 맞아주신 아주머니가 고마워서 난생처음 “팁”이라는 것을 주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단돈 ‘2,000원’이지만 “일요일에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면서 드리니 처음에는 사양하시더니, 웃으시면서 기분 좋게 받으시고 주방에 계신 아주머니와 1,000원씩 나누어 가지셨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 9시쯤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전시실도 살펴보고, 산책도 하고, 여기저기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분들과 소풍을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내년에는 형님 내외분과 아이들과 함께 오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내년 추모식은 아마도 수원에서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내려올 때에 들리면 되겠죠?

11시가 되어 지난주에도 뵈었던 안효진 선배님을 비롯하여 많은 선후배님들을 뵈니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반가웠습니다. 특히 국승용박사는 함께 내려올 수 있어서 더더욱 반가웠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순간 이동을 한 듯 나주에 도착하였고, 국승용박사가 사준 나주곰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고흥에 안착하였습니다.

아내와 같이 다니는 노래교실

매주 월요일 13시 30분부터 15시 30분까지 두시간 동안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즐겁습니다. 아내보다 젊은 여자는 몇 명이 있는 것 같은데, 저보다 어린 남자는 없는 듯하여 기분이 약간 우쭐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쑥스럽지만, 쑥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삽니다. 저 또라이, 맞죠?

미국 개기일식

오늘 새벽, 미국 시각으로 4월 8일 12시 18분부터 14시 58분까지 2시간 40분간 일식이 있었는데,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은 4분 26초에 달했다고 합니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에서는 해외에서 드문 천문현상이 있으면 해외로 출정을 갑니다. 이번에는 “미국개기일식원정대”라는 이름으로 미국으로 몰려 갔습니다. 다행히 완벽하게 멋진 사진을 찍은 것 같습니다. 그분들 덕분에 눈호강을 하였습니다.

저는 미국 일식까지는 아니어도 몽골로 별을 보러 가는 꿈을 가지고 산답니다. 언제가 될지, 아니 가지 못하더라도 그곳에 가는 것을 꿈꾸면서 고흥의 밤하늘을 즐기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8일 미국 개기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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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양_ 두 차례의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지난해 와포햇살영농조합법인에서 연구부장으로 근무하였고 중학교 텃밭교육 및 귀농인과 청년농업인 컨설팅을 했다. 종자기술사, 농화학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자격증과 천문지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ljycby@daum.net)

Last modified: 2024-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