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6:08 오후 131호(2023.01)

살아가는 이야기
무계획적인 이야기들

이정양(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

밤 줍기 중단

지난 22년 9월에 세종에서 밤농사를 짓는 친구의 밤농장에서 밤을 따고 줍다가 무주 구천동으로 대불련 행사에 놀러 가서 계곡에서 발을 헛디뎌 미끄러져 오른손 새끼손가락 마지막 마디가 탈골되고 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더 이상 밤 줍기를 진행하지 못하였습니다. 23년에는 건강과 일정을 잘 조율하여 밤 줍기를 끝까지 잘해 볼 생각인데,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밤 따는 친구의 뒷모습

자동차 연비 이야기

22년도 여름쯤에 어떤 분의 소개로 엔진오일 첨가제를 추천받았습니다. 엔진오일 첨가제와 연료첨가제는 불스원샷만 들어 보았는데, “더가”라는 이름의 첨가제였습니다. 저녁과 술을 먹으면서 반신반의하였습니다. 아는 분의 체면도 있고 하여 다음날 엔진에 첨가하고 대충 주행을 해보니 20 내지 30% 정도의 효과가 느껴졌는데, 어느 날은 여산휴게소에서 주유를 하고 황전휴게소까지 가는데, 놀랄 정도로 연비가 잘 나왔습니다.

스타리아 디젤 2.2의 공인연비가 리터당 10.8km인데, 100km 정도를 주행하였는데, 연비가 18.6km나 되었습니다. 제대로 연비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후로는 그보다 못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거리보다 단거리를 많이 주행해서 그런지, 추운 겨울이어서 그런지, 14개월만에 9만 3천km를 넘게 주행해서 노후화되어서 그런지, 15km가 넘던 연비가 13.4km까지 떨어진 상태라 조금 어정쩡합니다.

엔진오일을 25년 전에 처음으로 티코를 운전할 때에 카센터에서 5천km마다 교환하여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하다가, 2000년도에 다마스를 운전할 때에는 차량의 매뉴얼대로 1만 5천km마다 교환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에 엑센트 경유차를 운전할 때부터는 2만km마다 교환하여서 최근 스타리아로 교체하고 6만까지 매 2만km마다 교환하였는데, 이번에는 6만km에서 9만 3천7백6십4km가 되었는데도 교환하지 않고 있습니다. 엔진오일 첨가제 개발자가 두세배는 더 탈수 있다고 해서, 일단은 두배인 4만km가 경과되는 10만km에서 엔진오일을 교체 하면서 첨가제를 다시 넣어보려 합니다.

혹시 결과가 좋다면 더더욱 그 소식을 공유하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에는 여기에 더 신경을 조금 써 보려합니다.

<사진 좌> 2022년 9월 8일: 93,3km를 달리는 동안의 연비가 18,6km/L
<사진 우> 2023년 1월 10일 현재: 엔진오일 교환후 3만 3천km 주행, 첨가제 주입후 27619km 주행 평균연비 13.4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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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생활

9월 24일에 서울에서 농학과 동문회에 참석하고 부지런히 무주 태권도원에 가서 대불련동문 모임에 참석하였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40여 명의 86 동기들과 밤늦게까지 즐겼습니다.

다음날 구천동 계곡을 오르는 중에 바위에 미끄러져 물속으로 손을 짚었는데, 오른쪽 새끼손가락 마지막 마디의 인대가 끊어져 버렸습니다. 오른손을 붕대로 칭칭 감고 직접 운전하여 전북대병원으로 가서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후속조치가 없어서 군산에 사는 형님의 도움으로 “수병원”으로 급히 옮겨서 다음날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자상이 아니라 뼈가 꺾이고 살이 찢어지면서 인대가 끊어져서 3주 이상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8년 전에 무릎수술을 하면서 이루었던 삭발 버킷리스트를 또 실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하는 보리밥 덕분에 혈당수치가 거의 정상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덤으로 입원 기간 중에 병원에서 “수병원과 함께하는 가을 열매 콘서트”를 열어주어 아마추어이기는 하지만 성악가들의 멋진 음악으로 귀호강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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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동문회 참석

10월 16일에 관악 버들골에서 ‘서울대학교 홈커밍데이 동문 나눔 한마당’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2000년에, 어머니께서는 2008년에 돌아가시고, 매형이 22년 초에 폐암을 앓게 되시면서 왠지 아홉 살 많은 형님과 형수님을 모시고 동문회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세 아이들도 시간이 맞아서 함께 하였습니다.

고흥에서 출발하여 광주에서 막내딸을 데리고 문경으로 갔습니다. 형님과 형수님도 군산에서 문경으로 와서 큰아들과 둘째 아들이 근무하는 오미나라의 사택에서 만나 저녁을 먹고 자고 함께 서울로 다녀 왔습니다. 누구보다 형수님께서 즐거워하셔서 좋았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나중에 후회되지 않도록 살고 싶습니다. 이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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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제조사 자격 취득

우연히 아는 분의 소개로 알게 된 김치제조사 과정으로 인하여 22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세상에나! 제가 직접 깍두기를 담아서 지인들과 나누어 먹게 되었답니다. 아이들과 젊은 부모들을 위한 “조리실습과 식생활 교육” 보조도 하였습니다.

시작이 어찌 되었든지 과정과 결과, 모두 즐겁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쪽의 경험을 아주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나중에는 (김)원일이 형을 식생활 분야에서 우연히 어디에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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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반가운 만남

11월 14일에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식이 있었습니다. 나름 고흥에서 21년째 살고 있는 관계로 관련은 없지만 큰 행사이니 아내와 함께 구경삼아 가보았습니다. 준공식 자체는 별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거기에서 너무나도 반가운 이병호 선배님을 먼발치에서 뵙고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그냥 먼발치에서만 뵙고 돌아갈까 하다가 그래도 인사는 드려야겠기에 쭈뼛대며 인사를 드렸더니 “모진 놈 만나 고생이 많다.”며 아내를 위로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12월 2일에 서울 김기사모임에서 정병문 선배님을 뵙게 되었고, 선배님께서 12월 15일에 나주에 오신하고 하여 이병호 선배님을 또 같이 만나 저녁을 잘 얻어먹었습니다. 두루두루 즐겁고 유익한 만남이었습니다.

정병문 선배님과의 인연으로 어느 순간에 제가 “이순신 백의종군로”를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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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12월 27일부터 29일까지 아내, 아는 부부, 귀농인 한분. 도합 5명이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딱히 즐겁고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매번 가던 관광지를 다니지 않고, 농화학과 84학번 선배님도 뵙고, 지난 9월 25일 손가락이 부러지기 전날 처음 보았던 친구도 보고, 힐링 족욕도 하였습니다. 레드향이라는 만감류 농사를 지으시는 두 분을 위하여 감귤연구소와 감귤농장을 안내할 때에는 농업전문가의 자부심도 쪼매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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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새해 1주일 전까지만 하여도 새해는 군산의 형님댁에서 맞으려 하였으나, 갑자기 고흥에서 다른 지인들도 2022년도의 마지막 밤을 저와 함께 보내시고 싶다고 하여서 고흥의 바닷가 횟집을 빌려서 저녁을 먹으면서 마시고 그림 맞추기를 하다가 그 방에서 그냥 자다가 일어나서 유리창 밖으로 새해를 맞았습니다.

참 재미있고 편안한 해맞이였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1년만큼 건강은 더 나빠지겠지만, 제 마음대로 작년보다 1년만큼 더 즐겁게 행복하게 보내려 합니다. 제 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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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님과의 신년회

계획은 틀어지기 일쑤입니다. 지난 연말에 교수님을 모시고 송년모임을 계획하였으나, 날이 갑자기 추워지고, 한 사람이 코로나로 큰 고통을 받는 상황이라 약속 하루 전에 급하게 취소하였습니다.

달리 신년회를 하려고 계획을 하지 않았는데, 제가 1월 7일에 대전에서 있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이사회”에 참석하게 되어 예산에 계신 83 선배님께 점심을 사달라고 하였더니 마침 그날 형수님도 그곳에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혹시 몰라서 은사님 사모님께 전화를 드려 혹시 그날 점심시간을 내어 예산으로 오실 수 있느냐 여쭈었더니 가능하시다기에 부랴부랴, 86 같은 89 남택수, 87 이해순, 91 남홍식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모두 참석할 수 있다고 하여 12명이나 모여서 예당저수지에서 쏘가리매운탕으로 새해를 열었습니다. 계획적으로도 잘 살아야겠지만 즉흥적으로도 잘 살아야겠습니다.

올해는 다들 두루두루 휘적휘적 즐겁게 잘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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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양_ 두 차례의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와포햇살영농조합법인에서 연구부장으로 근무하였고 중학교 텃밭교육 및 귀농인과 청년농업인 컨설팅을 했다. 종자기술사, 농화학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자격증과 천문지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ljycby@daum.net)

Last modified: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