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5:35 오후 131호(2023.01)

나 이렇게 산다
핸드폰 분실로 패닉에 빠지다. ​

박애란(전 평택여고 교사, 후원회원)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났던 서둔야학인들이 3년 만에 다시 모였다.

2022년 10월 29일 11시 옛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교육관 컨퍼런스홀에서였다.

2022년 10월 29일 오전이었다. 서울 사당에서 수원을 오가는 광역버스 7780번을 사당에서 타고 수원의 구운 중학교 역에서 내렸다. 택시를 탄 후 구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교육관에서 내렸다. 농교육관 컨퍼런스홀 좌석에 앉아서 모임 진행 상황을 녹화하고자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찾았다. 한데 아무리 뒤져봐도 핸드폰이 나오지 않았다.

지갑, 립스틱 케이스, 앞가리개, 휴대용 티슈 등 핸드백의 잡다한 소지품을 모두 들어내고 찾아도 끝내 핸드폰이 보이지 않았다.

허걱! 완전 패닉상태가 됐다. 현대인에게 핸드폰은 완전 심장과 같은 존재이다. 남편보다도 더 밀착된 관계가 나와 핸드폰과의 관계이다.

사진, 지인들 전화번호 등 내 모든 정보가 통째로 들어있는 것이 핸드폰이다. 핸드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현대인이다.

완전 패닉에 빠진 나는 서둔 야학 모임의 잡다하고 궂은일을 도맡아서 해주시는 김상원 선생님께 부탁드렸다. 핸드폰을 분실했다는 말씀을 드린 후 김 선생님의 핸드폰으로 버스회사와 택시회사에 연락한 후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로 결제한 택시회사에 수시로 전화해서 확인했다. 10시 40분경에 구운중학교역 버스정류장에서 택시를 탔고 내린 곳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교육관이다. 그 시간에 그 지역 운행차량을 탐색해 달라고 부탁했다. 천만다행이었다. 2시간 후쯤 택시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탑승했던 택시를 찾았노라고. 탑승한 고객을 내려준 후 미터기를 꺾고 갈 테니 미터기 요금을 지불해 달라고 했다. 미터기 요금이 문제야! 너무 고마워서 10만 원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내가 오전에 탑승했던 택시기사가 내가 기다리고 있던 농대 정문으로 다가왔다. 미터기 요금은 6,400원이 나왔다. 얼른 5만 원을 드린 후 90도 각도로 절을 하며 감사 인사를 드렸다. 몇 번이고 머리를 조아리며 감사 인사를 드렸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람 마음이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더니 내가 그랬다. 마음 같아서는 10만 원이 아니라 100만 원이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막상 핸드폰을 찾은 사례금으로 드린 돈은 결국 5만 원이었다.

​핸드백에 잘 넣어둔 핸드폰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핸드폰이 없어진 이유를 알지 못했다. 아마도 핸드백에 넣다가 옆으로 빠져버린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꺼진 불도 다시 보고 핸드백이나 주머니에 넣은 핸드폰도 다시 보자.”

​3년 만에 갖게 된 서둔 야학 모임에 기대를 잔뜩 하고 갔건만 핸드폰 분실 사건으로 모임을 망쳐버렸다.

핸드폰 찾는 일에 몰두하느라 겨우 잠깐 인사소개만 할 수밖에 없었다.

컨퍼런스홀에서 모임을 마치고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 후 서둔 야학으로 향했다. 물론 나는 식사를 하지 못했다. 내 진한 추억이 숨 쉬고 있는 서둔 야학에서 그리운 얼굴들이 함께했다.

“사과 말씀 드립니다. 특히 박양혜, 이호선, 강석찬 선생님 제가 경황이 없어서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파워 블로거인 김 회장님의 가족과 소통을 못한 것이 너무너무 아쉽네요! 글을 맛깔스럽게 쓰시는 사모님과 훌륭한 정원사인 어머님을 꼭 뵙고 싶었는데요!”

“김상원 선생님과 사모님. 두 분께 정말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그날 선생님 부부가 아니었으면 제 핸드폰 찾지 못했을 거예요. 두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서둔 야학 모임이 있을 때마다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서 해주시는 김상원 선생님과 사모님의 노고가 야학 모임 때마다 빛이 납니다.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사에 길이 빛나는 건물이 서둔 야학 건물입니다. 부디 유적지로 지정되어 영원히 남아있기를 기원합니다.

-아래는 인터넷 발췌-

<핸드폰 분실 신고>

*#06#

핸드폰 분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본인 폰 전화 걸기에서 *#06# (별,샾,영,육,샾) 을 입력하면 IMEI화면 15자리 숫자가 나타납니다. 이 15자리 숫자가 내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고유번호입니다. 그 숫자를 반드시 수첩에 메모해 두거나 부부, 자녀, 형제간 서로 공유해 두면 안전합니다. 핸드폰 분실 시 각 통신사의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고유번호를 불러주면 (본인인증 후) 바로 위치추적으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폰이 꺼져있거나, 배터리가 방전되었다 해도 상관없이 대부분 찾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 분실, 도난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친한 가족분들끼리 이 정보를 알리고 핸드폰에 나온 고유번호를 서로 캡처(촬영)하여 보관해 두거나 메모를 해놓으면 분실 시 서로 도움을 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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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란 _ 선생은 서둔 야학 시절 야학생과 교사로서 맺은 인연을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며 본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평택에서 어릴 적 꿈이었던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2019년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엮은 책 『사랑 하나 그리움 둘』을 출간하였고 유튜브 ‘사랑 하나 박애란 TV’ 채널에 서둔 야학 이야기를 연속 제작해서 올릴 예정이다.

Last modified: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