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5:20 오후 131호(2023.01)

좋아서 하는 일
2023년, 어두워 보여도 빛을 찾아야

황종섭(김한규 의원실 보좌관, 지역시스템공학 03)

새해가 밝았습니다. 원하시는 일들 전부 이뤄지는 2023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오랜만에 선구자 원고를 씁니다. 계절에 하나씩 쓰는 원고도 국회 생활을 하다 보니 부담이 되어 잠시 쉬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국회 생활 2년을 꽉 채웠더니 뭐라도 써볼 짬이 생긴 느낌입니다. 다시 소식 전해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부담 없이 그때그때 고민하는 것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연초에 좋은 소식을 전하면 좋은데, 경제 전망을 보면 어두운 얘기만 가득합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1.7%로 전망했습니다. 상반기 1.3%, 하반기 2.1%입니다. 상반기가 특히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GDP는 소비와 투자, 순수출로 구성되어 있는데, 셋 다 부진해진다고 합니다. 경제가 힘들 때마다 힘이 됐던 한국의 수출도 이미 지난해부터 꺾였습니다.

작년에 82만 명이 증가한 취업자 수도 올해는 9만 명에 그친다고 합니다. 경제 위기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대략 매년 30만 명 정도 취업자가 늘었습니다. 정부의 건전재정과 긴축에 대한 강박으로 올해 SOC 예산은 작년에 비해 3조 원 감액되었습니다. 건설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 산업입니다. 민간 건설투자 감소와 정부의 SOC 예산 삭감이 일자리에 충격을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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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올해 물가는 좀 떨어진다고 합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체감 물가가 많이 뛸 것 같다는 것입니다. 전기, 가스, 지하철, 버스 같이 매일 이용하는 공공요금 인상이 줄지을 예정입니다. 불가피한 측면이 이해는 되지만,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게다가 고금리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양쪽에서 쪼이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무서운 일이 남았습니다. 주택 시장 경착륙입니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109형을 샘플로 살펴봤습니다. 2021년 9월 기준 최고가 23억 7천만 원에서 2022년 11월 기준 최저가 16억 6천만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1년 2개월 만에 30%가 하락한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임대차 시장입니다. 똑같은 헬리오시티 109형 기준으로 2022년 3월 15억 8천만 원이던 전세는 지난 12월 6억 5천만 원에 계약됐습니다. 임대차법 통과 이후 시장의 혼란을 고려하더라도 9억 3천만 원이라는 가격 차이는 너무 큽니다.

2023년 1월 재계약을 앞둔, 2021년 1월에 계약한 전셋값의 높낮이 차이도 7억 3천만 원이나 됩니다. 2021년 1월에 같은 헬리오시티 109형 전세가 하나는 12억 6천만 원에, 또 하나는 5억 3천만 원에 계약이 됐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지금 같이 전셋값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 12억 6천만 원에 계약했던 임차인도 5억 3천만 원에 재계약하자고 주장할 것입니다. 그러면 집주인은 7억 3천만 원을 고스란히 돌려줘야 합니다. 이게 가능한 집주인도 있겠지만, 있더라도 매우 어려운 상황일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헬리오시티 109형 매매가 30% 하락23.7억 원(2021.9.) → 16.6억 원(2022.11.)최고가-최저가 차이 7.1억 원
헬리오시티 109형 전세가 갭 7.3억원15.8억 원(2022.3.) ↔ 6.5억 원(2022.12.)최고 12.6억 원 ↔ 최저 5.3억 원(2021.1.)

저물가·저금리라는 익숙한 과거가 지나가고 고금리·고물가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두에게 어려운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대기업은 수출 시장에서, 중소기업은 자금 시장에서, 중산층은 부동산 시장에서, 저소득층은 고용 시장에서 모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 다툼, 중국의 리오프닝 등 외부적 불확실성도 어느 때보다 큽니다. 당연히 정부도 잘해야 되지만 개인들도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해내야 합니다. 주변을 잘 살피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연초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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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섭 _ 김한규 의원실 보좌관. 박주민 국회의원의 선임비서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비서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정책보좌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메시지 비서를 역임했다. 정치와 정무, 정책을 조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Last modified: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