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교육과 문경여행 이야기
이정양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 농학 86
지난 5월과 6월에 저에게 크게 재미있는 두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5월 10일부터 전라남도와 구례군에서 주관하는 치유힐링 김치교육에 지원한 것이고, 두 번째는 문경으로의 온가족이 여행을 간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두가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 김치교육을 받게 되다.
작년 11월 15일부터 시작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용역사업이 익숙해지고 올해 4월 11일부터 시작된 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면서 5월부터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러던 차에 전라남도와 구례군에서 지원하는 “2022 전남형 동행일자리사업”으로 ‘치유·힐링음식 창업·취업교육훈련과정’을 남도김치명인전승교육관에서 김영희남도김치명인께서 진행하신다는 정보를 접하고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조금 여유 있게 쉬면서 평소 하던 일을 편하게 할 것이냐? 예전부터 해왔던 김치를 직접 담그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실행할 것이냐? 생각이 오락가락하였습니다. 어쨌든 하는 쪽으로 결정하고 지원하여 5월 10일부터 고흥에서 구례까지 1시간 3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매주 월·화·수 3일간 10주 동안, 총 30일간 매일 8시간씩 교육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총 교육시간이 240시간으로 15시간을 1학점으로 환산하면 16학점을 이수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학교에서 한학기에 18학점을 들었던 것을 상기하면 거의 한 학기를 김치만 공부하는 것이 됩니다.
교육을 받는 곳은 ‘남도김치전승교육관’으로 단풍으로 유명한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계곡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경치가 너무 좋은 곳이라서 가끔은 교육을 받기 싫고 마냥 산으로 산보를 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 접수한 교육생은 25명이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몇 명이 취소하고 몇 명은 추가로 신청하여 최종적으로 22명이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남자가 6명이나 되어서 다행입니다.
단지 김치를 배우기 위한 사람도 있고, 음식점을 차리기 위해서 배우러 온 사람도 있고, 김치공장 등 창업을 위하여 배우러 온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재미있게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이 교육을 받고 어떻게 변하게 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히 제 인생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란 걸 믿습니다. 아직 교육이 모두 끝나지 않았지만 난생처음으로 직접 무, 생강, 마늘, 양파, 고춧가루, 배, 대파 등을 구입하여 깍두기를 담갔는데, 생각보다 맛이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담근 김치를 맛 보실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어쩌다 보니 김치 교육을 받는 그곳에서 7월 4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4주 동안 하는 “식생활교육강사 양성 교육과정”에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교육은 무조건 재미있습니다. 이 교육을 받고 제가 어떻게 변할지 또한 궁금합니다.
2. 문경 여행
매년 6월 6일은 상록에서 “김상진기념사업회 가족행사”에 참석하고, 6월 두 번째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1박 2일로 문경에 있는 오미나라에서 “농불회”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저의 유일한 정기적 행사입니다.
올해도 6월 6일에 상록에서 뜻깊은 행사에 참석하여 선후배님들과 추어탕도 한 그릇 먹었습니다. 농불회 행사는 올해 오미나라의 사정에 의하여 6월 셋째 토요일과 일요일에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아내와 둘만 참석하였는데, 올해는 마침 두 아들도 시간이 나고 막내딸이 6월 18일(토) 오전에 광주에서 취직시험을 마치고 같이 가자고 해서 다섯 식구 모두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섯 식구가 함께 한 것도 즐겁고 좋았는데, 22명이 모인 농불회 식구들과의 만남도 즐거웠습니다.
6월 18일 아침에 고흥에서 아침을 먹고 아내와 함께 광주에 있는 용봉중학교로 일찍 출발하였습니다. 막내딸이 그곳에서 시험을 보고 11시쯤에 끝난다고 하여 10시에 도착하여 아내와 주변을 산책하면서 기다려서 딸이 시험이 끝나자 문경으로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고속도로에 바로 진입하여 강천산 휴게소에서 점심을 해결하였습니다.
날씨가 좋은 토요일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무지 많아서 줄을 서서 간신히 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문경 시외버스터미널을 향하여 달렸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큰아들과 둘째 아들을 픽업하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졸려서 잠깐 자기도 하고, 차가 제법 많아서 제 속도를 못 내기도 해서 조금 늦어졌습니다.
다행히 오미나라의 문성훈 부사장이 문경읍내의 하나로마트로 고기를 사러 간다고 하여 두아들을 픽업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그러겠다고 하여서 우리 부부와 딸은 오미나라로 바로 가게 되었습니다.
문성훙 부사장이 먼저 픽업해간 두 아들들은 바비큐 준비, 바이든과의 만찬주로 선정된 오미로제결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다는데, 혁혁한 전공을 세우면서 파티 준비에 많은 보탬이 되었답니다.
맛있는 바비큐와 오미로제연, 문경바람, 고운달 등 비싸고, 고급스럽고, 맛있는 술을 원 없이 먹으며 광란의 밤을 보냈습니다. 저희 다섯 식구 모두 나가서 지랄발광 춤을 추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막판에는 안효진 농불회동문회장님께서 갑작스럽게 15만 원이라는 거액의 상금을 걸고 저희 3남매의 노래자랑 대회가 열려서 큰아들이 1점 차로 막내딸을 제치고 우승을 하여 15만 원의 상금을 차지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아들이 저와 아내에게 5만 원씩 상납하려 하자,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하여서 다시 회수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패러글라이딩 하러 가는 길에 큰아들이 기름 값하라며 챙겨주어서 못 이기는 척 받았답니다.
문경새재 입구의 황토성이라는 펜션에서 자고 아침 8시쯤에 황태해장국과 올갱이국으로 해장을 하고 각자의 길을 나섰습니다. 일부는 바로 댁으로 가시고, 일부는 가까운 절에 들리러 가시고, 저희와 조은제 선배님 부부는 주흘산 활공장으로 향하였습니다. 활을 만드는 공장이 아니고 패러클라이딩을 타고 활공하는 곳입니다. 5년 전에 처음 이정표를 보고 지나갈 때에는 활을 만드는 공장인 줄 알았답니다.
저와 둘째 아들과 막내딸은 기본인 13만 원 짜리가 아닌 많이 짜릿한 20만 원짜리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아내와 큰아들은 무섭다고 안 탄다고 하였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땡큐였죠. 40만 원이나 절약되었답니다.
조은제 선배님 부부께서도 20만 원짜리를 타시기로 하였습니다. 저희가 먼저 트럭을 타고 올라가서 활공을 하여 내려왔습니다. 시간이 촉박하여 선배님 부부의 멋진 모습을 보지 못하고 먼저 고흥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큰아들만 서울로 올라가고 네 명은 고흥으로 내려왔습니다. 푹 쉬고 다음에는 신안군의 보라 아일랜드로 또 여행을 갔습니다. 대학 다니고, 졸업 후 취직시험 공부하느라 자주 어울리지 못한 한을 제법 풀었습니다.
제가 오미나라의 홍보 판매이사라는 직함의 명함을 받아서 앞으로 문경에 자주 갈 것 같습니다. 문경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벌써 재미있는 일이 두 가지나 생겼답니다. 7월 6일에는 문경 맥주집에서 강길학이라는 87학번 후배를 만났고, 10일에는 문경에서 가까운 증평에서 박동하라는 87학번 후배를 만나서 수옥폭포에도 함께 갔습니다. 저녁에는 후배 가족과 문경에서 식사도 함께 하였습니다. 앞으로가 더 즐거울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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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양_ 두 차례의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지난해 와포햇살영농조합법인에서 연구부장으로 근무하였고 중학교 텃밭교육 및 귀농인과 청년농업인 컨설팅을 했다. 종자기술사, 농화학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자격증과 천문지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사단법인 농업조사전문가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다.(ljycby@daum.net)
Last modified: 202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