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건 중요하니까
김수현 청년협동조합 밥꿈 대표, 농경제사회학부 08
“나도 대학 다니며 자취를 했는데 20대에 일하며 다닌 기억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20대의 추억에도 시간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무리 힘들어도 밥은 잘 챙겨 먹고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 농부’들이 ‘자취생’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입니다. 지난 11월 저희 청년협동조합 밥꿈과 경남농업살림영농조합법인에서는 한살림 경남생산자연합회의 후원으로 “20대 자취생 청년들에게 청년 농부들이 전하는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사업을 열었습니다.
경남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는 20~30대 청년 생산자들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들을 모아주었습니다. 한살림 경남생산자연합회에서 먼저 청년들에게 작은 지원을 해주고 싶다고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룸에 조리공간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마트에서 파는 식료품들이 혼자 해 먹기에는 양이 많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대 자취생들은 마트에 가게 되더라도 여러 선택지 중에서 가장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친환경, 우리 농산물로 건강한 밥상을 챙겨 먹는 청년은 찾아볼 수 없지요.
단 몇 끼라도 좋은 농산물로 건강한 밥상을 챙겨 먹으라는 응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20, 30대 형·언니·오빠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전해주는 메시지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농산물을 후원해주기로 한 청년 농부들을 인터뷰 하기 위해 고성, 하동, 거창으로 갔습니다. 고성에서 유정란을 키우는 20대 여성 농부, 하동에서 녹차를 바탕으로 밀크티, 탄산수 등 가공식품을 만드는 30대 청년, 거창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자칭 날라리(?) 농부를 만났습니다. 부지런한 부모님들과 함께 농사일을 하다 보니 아주 힘들다는 엄살 아닌 엄살도 듣고 그래도 이만큼 보람 있는 일도 없을 거라는 자부심 가득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농사를 지을 생각은 전혀 안 했었다는 본인들의 20대 이야기와 지금의 20대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도 들려주었습니다. 사는 지역과 농사 품목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생기와 활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에너지를 자취생들과도 공유하고 싶어서 홍보물을 만들고 영상을 온라인으로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농산물 꾸러미를 선물 받을 자취생을 모집했습니다. 자취생들은 본인의 평소 식생활과 식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들려주었습니다. “배달을 하기에는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기 위해 많은 돈을 쓰게 되고, 요리를 해서 먹기에는 재료들이 남아 다 쓰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혼자 밥을 먹다 보니 불규칙한 시간에 배달음식으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사 당일에는 밥꿈 공간에 지원받은 농산물을 쭉 깔아놓고 품목마다 어느 지역에서 누가 생산한 농산물인지 이름표를 붙여두었습니다. 자취생들은 빈 박스에 하나씩 농산물을 담고 생산자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작성하였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받아간 농산물로 만든 요리 사진들을 보내주었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 마음을 내서 도움을 주고 또 거기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한 청년들을 만나 너무나 뿌듯했던 행사였습니다.
김수현 _ 농경제사회학부 08학번. 청년협동조합 밥꿈 대표. 뭘 하면 좋을까 새로운 꿍꿍이에 골몰하며 내성적인 주제에 계속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티, 공동체를 꿈꿉니다. 청년, 사회적 경제, 지역, 마을자치 오만가지 관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Last modified: 2022-10-28